인슐린 저항성??
당뇨병의 전조 신호인 인슐린 저항성과, 이와 연결된 뇌 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인슐린 저항성이란?
인슐린(insulin)은 혈당을 세포 안으로 보내 에너지로 사용하게 하는 호르몬입니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우리 몸의 혈당(포도당)을 조절하는 핵심 역할을 합니다.
인슐린의 역할
식사를 하면 음식 속 탄수화물이 분해되어 포도당으로 전환되고, 이 포도당이 혈액 속에 흡수되면서 혈당 수치가 올라갑니다.
이때, 인슐린이 작동해 다음과 같은 일을 합니다.
- 혈당을 세포 안으로 보내 에너지로 사용하게 함
→ 근육, 간, 지방 세포가 포도당을 흡수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 혈당이 너무 높아지지 않도록 조절
→ 포도당을 간이나 근육에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하거나, 지방으로 전환해 저장합니다. - 잉여 에너지를 저장해 향후 사용에 대비
→ 우리 몸은 필요 이상으로 섭취한 포도당을 지방으로 바꾸어 저장하는데, 이 과정도 인슐린이 관여합니다.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병
인슐린 저항성
- 세포가 인슐린의 신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혈당이 세포 안으로 잘 들어가지 못하고 혈중에 남아 고혈당 상태가 됩니다.
- 이 현상이 장기화되면 췌장의 기능도 약해지고 결국 당뇨병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당뇨 전단계
- 처음에는 췌장이 더 많은 인슐린을 만들어내며 버텨줍니다.
- 이 상태가 바로 “당뇨 전 단계”, 즉 공복혈당장애(IFG)나 내당능장애(IGT)입니다.
- 아직은 공복 혈당이나 식후 혈당이 당뇨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정상도 아닌 상태입니다.
당뇨병
- 제1형 당뇨병: 인슐린이 거의 또는 전혀 분비되지 않음(자가면역성)
- 제2형 당뇨병: 인슐린은 분비되지만, 세포가 제대로 반응하지 않음(인슐린 저항성)
🧠 인슐린 저항성 → 당뇨 전 단계 → 제2형 당뇨병
- 인슐린 저항성이 먼저 생김
- 췌장이 이를 보상하기 위해 과도한 인슐린 생산
- 일정 시점 이후 췌장이 지치면서 인슐린 분비 능력 저하
-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 당뇨 전 단계
- 조치를 하지 않으면 → 제2형 당뇨병으로 진행
2. 인슐린 저항성으로 혈당 오르는 이유
인슐린 저항성으로 세포가 혈당을 잘 흡수하지 못하는 원인은 아래와 같습니다.
인슐린 수용체의 기능 저하
인슐린은 혈당을 세포 내로 유입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위해 세포막에 있는 인슐린 수용체가 인슐린과 결합해야 합니다. 하지만 인슐린 저항성이 있을 경우, 세포 표면에 있는 인슐린 수용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인슐린이 결합해도 그 신호가 세포 안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세포 내부의 신호 전달 경로 장애
인슐린이 수용체에 결합하면, 세포 내부로 신호가 전달되어야 합니다. 이 과정은 '신호 전달 경로'라고 하며, 주요 신호 전달물질인 '인슐린 수용체 기질'(IRS)과 같은 단백질들이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인슐린 저항성에서는 이 경로가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아, 혈당을 세포 안으로 유입시키는 데 필요한 반응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저하됩니다.
지방과 염증 반응
인슐린 저항성은 종종 체내 지방 축적과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복부 비만이 인슐린 저항성과 강하게 연결됩니다. 과도한 지방 조직은 염증 물질들을 방출하여 염증 상태를 유발합니다. 이러한 염증 물질들이 세포 내 신호 전달을 방해하고, 인슐린의 효과를 떨어뜨립니다. 이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세포 내 지방 축적
세포 내에 지방이 쌓이는 것도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세포 내에 쌓인 지방이 인슐린 신호를 방해하고, 인슐린에 대한 반응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물질들도 인슐린의 효능을 떨어뜨리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유전자와 환경 요인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도 인슐린 저항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고지방 식이나 과도한 칼로리 섭취, 운동 부족 등의 생활습관이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동시에 유전적인 요인도 특정 사람들에게 인슐린 저항성이 더 잘 발생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3. 인슐린 저항성과 뇌 건강
인슐린 저항성은 혈당 뿐만 아니라 아래와 같이 뇌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뇌 대사 기능 저하
뇌는 인슐린을 통해 에너지를 공급받고, 인지 기능을 조절합니다. 하지만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뇌세포도 인슐린 신호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다음과 같은 현상이 나타납니다.
- 뇌세포 내 포도당 대사 저하
- 신경세포 간의 연결 약화
- 인지 능력 및 기억력 저하
실제로 인슐린 신호 전달이 원활하지 않으면 학습 능력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hippocampus) 기능이 저하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만성 염증 유발
지방 축적과 함께 분비되는 염증 물질들은 뇌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염증이 계속되면 신경세포가 손상되고, 인지기능이 떨어집니다.
산화 스트레스 증가
활성산소의 증가로 인해 뇌세포의 DNA와 단백질이 손상되고, 신경 세포 사이의 연결이 약화됩니다. 이 역시 기억력 저하와 관련이 있습니다.
베타 아밀로이드와 IDE 효소의 관계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가 쌓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인슐린을 분해하는 ‘IDE(Insulin-Degrading Enzyme)’는 베타 아밀로이드도 함께 분해합니다. 만약 인슐린 수치가 높게 유지되면, IDE는 인슐린을 처리하느라 베타 아밀로이드를 분해하지 못하고, 그 결과 이 단백질이 뇌에 축적되어 치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4.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는 생활 습관
다행히 인슐린 감수성은 개선할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생활 습관이 도움 됩니다.
- 규칙적인 운동: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은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하고 뇌 혈류를 증가시킵니다.
- 지중해식 식단: 오메가-3 지방산, 채소, 통곡물 중심의 식단이 염증을 줄여줍니다.
- 체중 감량: 복부 비만을 줄이면 인슐린 저항성이 완화됩니다.
- 충분한 수면: 수면 부족은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므로 최소 7시간 이상 숙면을 취하세요.
인슐린 저항성은 당뇨병에서 뇌세포의 에너지 공급, 단백질 분해 효소의 작용,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인슐린 신호를 회복하고, 감수성을 높이는 생활 습관은 결국 치매를 예방하는 가장 과학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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