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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와 함께라면

타우 단백질은 어떻게 치매를 유발하는가?

by whisperlight 2025.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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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 단백질이 치매를 유발한다고?
원래는 뇌의 구조를 지탱해주는 든든한 조력자였던 타우 단백질이, 왜 갑자기 기억을 지우는 주범으로 변하게 되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타우 단백질에 대해 살펴보고 치매와의 관계를 알아보겠습니다.

1. 타우 단백질의 본래 역할

타우 단백질은 신경세포 내에서 ‘마이크로튜불(microtubule)’이라 불리는 세포 골격을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 구조는 세포 내에서 물질을 운반하는 레일과 같은 존재로, 타우 단백질은 이를 묶고 지지함으로써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돕습니다.

즉, 타우 단백질은 건강한 뇌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건축 자재이자 관리자’인 셈이죠.

2. 비정상적 변형: 과인산화와 신경섬유 얽힘

문제는 타우 단백질이 ‘과인산화(hyperphosphorylation)’라는 화학적 변형을 거치면서 시작됩니다.

이 상태가 되면 타우 단백질은 마이크로튜불에 붙지 못하고, 서로 얽혀 비정상적인 섬유 다발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신경섬유 얽힘(neurofibrillary tangles)’입니다.

이러한 얽힘은 신경세포 내 통신망을 망가뜨리고, 결국 세포사멸을 일으키며 치매 증상을 유발하게 됩니다.

왜 과인산화가 일어날까?

명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노화, 스트레스, 염증, 유전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타우 단백질의 인산화 균형이 무너지면서 과인산화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즉, 뇌 속의 분자적 환경 변화가 타우 단백질의 ‘배신’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3.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의 차이

  • 알츠하이머병에서 가장 잘 알려진 또 다른 단백질이 바로 ‘베타 아밀로이드’입니다.
    베타 아밀로이드는 신경세포 외부에 축적되며 플라크(plaques)를 형성해 뇌의 염증과 신경세포 손상을 유도합니다.
  • 반면, 타우 단백질은 신경세포 내부에서 문제를 일으키며, 세포의 내부 통신 체계를 무너뜨립니다.
타우 단백질은 어떻게 치매를 유발하는가?
타우 단백질은 어떻게 치매를 유발하는가?

누가 더 위험한가?

최근 연구들은 타우 단백질의 변형이 베타 아밀로이드보다 기억력 저하와 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즉, 베타 아밀로이드는 ‘도화선’일 수 있지만, 실제로 뇌세포를 파괴하는 ‘폭탄’은 타우 단백질일 수 있다는 것이죠.

📌 관련 글 보기
👉 [치매의 시작점, ‘베타 아밀로이드’란 무엇인가?]
베타 아밀로이드가 어떻게 뇌에 플라크를 만들고 치매를 유발하는지 궁금하다면 이 글을 참고해보세요.

4. 해마에서 시작되는 기억력 저하

타우 단백질의 병리적 변형은 주로 ‘해마(hippocampus)’에서 시작됩니다.
해마는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고,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 부위에서 신경세포가 파괴되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 바로 기억력 감퇴입니다.

치매 초기의 단서

많은 환자들이 “최근 일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호소합니다.
이는 해마의 손상과 타우 단백질의 축적이 시작되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기 진단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5. 타우 단백질 억제제와 치매 치료의 가능성

현재 과학계에서는 타우 단백질의 변형을 막거나, 이미 형성된 신경섬유 얽힘을 분해하는 약물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대표적인 접근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타우 인산화를 억제하는 약물
  • 타우 응집을 방지하는 항체 치료
  • 자가면역 반응을 활용한 백신 개발

다만, 이러한 치료법은 아직 임상 2~3상 단계에 있으며, 완전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들은 치매의 진행을 늦추거나 예방하는 데 중요한 희망의 불씨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타우 단백질은 한때 뇌세포를 지탱하던 든든한 구조물에서, 치매를 유발하는 주범으로 돌변했습니다. 그 변화의 시작은 작지만, 뇌 전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며 기억과 정체성을 앗아갑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이 메커니즘을 점점 더 잘 이해하고 있으며, 치료의 실마리도 잡혀가고 있습니다. 뇌세포 안의 전쟁은 여전히 치열하지만, 타우 단백질의 정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반쯤 이긴 셈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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