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애씨가 조심스레 자신의 사연을 꺼내며 그러더군요.
“30년 넘게 회사만 다녔던 남편이었어요. 퇴직 후, 사람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남편은 늘 무뚝뚝했지만 책임감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았고, 큰 병 한 번 없이 은퇴했습니다. 하지만 퇴직 후, 그는 갑자기 공황장애를 겪기 시작했습니다.
퇴직 그리고 공황장애 발병
퇴직하던 날, 남편은 씩 웃으며 말했죠. “이제 좀 쉬어야지.”
하지만 그 말과 달리, 퇴직 후 3개월째부터 이상한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 밤에 잠을 못 자고 뒤척이기
- 시도 때도 없이 짜증
- 가슴이 답답하다고 하며 갑자기 호흡 곤란
- “죽을 것 같다”며 병원 응급실 내원
검사 결과는 멀쩡했지만, 의사는 “공황장애 초기 증상”이라 말했습니다.
존재감의 상실
퇴직 후 남편은 말했습니다.
“나는 더 이상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아.”
이 한마디가, 모든 걸 설명해줬습니다.
- 돈을 못 벌게 됐고
- 자식은 크고
- 사회는 그를 필요로 하지 않고
- 집에선 할 일이 없고…
존재의 의미가 사라졌을 때, 멘탈도 함께 무너진 것이죠.
가족 상담 프로그램 참여
우리 부부는 결국 가족 상담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했습니다.
“단 3시간만 일했는데, 내가 다시 살아있는 기분이었어요.
돈 때문이 아니었어요.
누군가와 말하고, 할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내 멘탈에 숨을 불어넣어줬습니다.”
“지금 나한테 필요한 건 위로가 아니라, 인정이었어요.
쉬고 싶은 게 아니라,
여전히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고 싶었거든요.”
회복의 시간

남편은 개인 심리치료도 병행했고, 저는 멘탈 건강에 대한 이해를 새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 가벼운 일거리라도 남편이 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 무기력할 때는 잔소리보다 공감 먼저 건네기
- ‘쓸모 있는 나’를 찾을 수 있는 루틴을 만들기
지금은 예전 같은 활기는 아니지만, 서로의 상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회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회복은 아주 작은 행동에서 시작됩니다
인생의 전환점에서 다시 시작하기
퇴직은 누구나 맞이하게 되는 인생의 한 챕터입니다. 하지만 이 변화는 단순히 ‘일을 그만둔다’는 차원을 넘어서, 삶의 중심을 다시 정의해야 하는 전환점이 됩니다. 퇴직은 중년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미애씨 남편의 변화는 하루아침에 일어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멈춰있던 마음을 다시 움직이게 한 건, 단 3시간의 알바, 한 줄의 글쓰기, 그리고 옆에서 함께해 준 가족이었습니다.
혹시 지금, 마음이 무너져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분이 있다면 "필요한 존재"로써의 작은 행동 하나만이라도 시작해보세요. 그게 당신을 다시 일으켜줄지도 모릅니다.
'멘탈 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마인드 식단, 우울증과 집중력 향상 돕는 레시피 4가지 (0) | 2025.07.31 |
|---|---|
| 마음챙김, 불안·스트레스 줄이는 명상, 뇌과학으로 본 효과 (0) | 2025.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