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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치매 환자가 와상 상태가 되면 생기는 5가지 신체 변화와 관리법

by whisperlight 2025. 4. 15.

목차

  1. 치매와 와상 상태, 왜 함께 오는 걸까?
  2. 와상 치매 환자에게 나타나는 5가지 신체 변화
  3. 신체 변화별 맞춤 관리 방법
  4. 가족 보호자가 꼭 알아야 할 실전 간병 팁
  5. 전문 요양 시설과의 연계는 언제 고려해야 할까?

 

 

우리는 치매를 기억이 흐려지는 병이라고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신체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퇴행성 질환입니다. 진행 단계에 따라 걷기, 먹기, 말하기조차 어려워지며, 결국 침대에서만 생활하는 와상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때부터 환자는 눈에 띄게 쇠약해지며, 보호자는 심리적·신체적으로 큰 부담을 느끼게 되죠. 이번 글에서는 와상 치매 환자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신체 변화 다섯 가지와 그에 맞는 실질적인 관리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돌봄이 막막하게 느껴지는 분들께 구체적인 방향과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1. 치매와 와상 상태, 왜 함께 오는 걸까?

치매는 뇌의 손상으로 인해 인지 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병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 점은, 뇌 기능 저하가 결국 운동 기능과 생리적 기능 전반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는 걷는 것이 어렵고, 혼자 앉아 있는 것조차 힘들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상태가 계속되면 점점 누워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마침내 완전히 침대에만 머무르는 ‘와상 상태’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죠. 이 시기에는 근력 저하, 삼킴 기능 저하, 혼동과 망상 증가 등 다양한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 때문에 보호자가 더욱 섬세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와상 상태는 단순히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아닙니다. 신체 시스템 전체가 느려지고 약화되며, 그에 따른 합병증도 빠르게 생겨납니다. 따라서 이 단계에 접어든 환자에게는 철저한 관찰과 맞춤형 간병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2. 와상 치매 환자에게 나타나는 5가지 신체 변화

와상 상태가 되면 신체의 여러 부위에서 다양한 변화가 나타납니다. 이를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합병증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5가지 신체 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1) 욕창(압박성 궤양)

욕창은 와상 환자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피부 질환입니다. 같은 자세로 오랜 시간 누워 있으면 피부와 뼈 사이에 있는 조직이 눌리게 되는데, 이때 혈액 순환이 막혀 피부 조직이 괴사 하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엉덩이, 등, 팔꿈치, 발뒤꿈치 등 뼈가 돌출된 부위에 자주 발생합니다.

 

초기에는 단순히 피부가 붉어지는 것으로 시작되지만, 이를 방치하면 피부가 벗겨지고, 깊게 패이며, 악취가 나는 궤양으로 진행됩니다. 심한 경우 전신 감염(패혈증)으로 이어져 생명에 위협을 줄 수도 있어, 정기적인 피부 확인과 체위 변경이 매우 중요합니다.

 

2) 근육 위축 및 관절 구축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이 빠르게 줄어듭니다. 이로 인해 기본적인 움직임조차 점점 어려워지며, 결국에는 관절이 굳어 몸이 펴지지 않는 상태, 즉 관절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통증은 물론, 체위 변경조차 힘들어 간병이 더 어려워지죠.

 

또한, 근육이 줄어들면 신체의 전체적인 대사 기능도 저하됩니다. 음식물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에너지 소비도 줄어들며, 전반적인 생리 기능이 악화됩니다. 따라서 와상 환자에게는 반드시 수동적인 관절 운동을 병행해야 하며, 가능하다면 재활치료사와 협력해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3) 폐렴 및 호흡기 질환

와상 환자는 폐 활동이 줄어들고, 기침 반사도 약화되어 가래가 폐에 고이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여기에 삼킴 기능이 떨어지면서 음식물이나 침이 기도로 들어가 흡인성 폐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폐렴은 치료가 어렵고, 반복될 경우 생명에 큰 위험을 줍니다.

 

게다가 면역력도 약해져 있기 때문에, 단순한 감기조차도 쉽게 폐렴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체를 세워주는 자세 조정, 가래 흡인기 사용, 적절한 수분 공급과 실내 습도 유지 등이 매우 중요합니다.

 

4) 배뇨·배변 기능 저하

와상 환자는 스스로 배변 활동을 할 수 없고, 배에 힘을 주기도 어려워 변비가 자주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배변 횟수가 불규칙해지고, 복부 팽만과 통증이 생기기도 하죠. 한편 요실금이나 방광 기능 저하로 인해 기저귀 착용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기저귀 사용이 장기화되면 요로감염이나 피부 트러블이 동반될 수 있으며, 특히 고령의 치매 환자는 감염에 대한 반응이 느리거나 없는 경우가 많아 더욱 위험합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저귀 교체 주기를 철저히 지키고, 수분 섭취와 배변 리듬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정서적 위축과 우울

신체 기능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변화도 함께 찾아옵니다. 말수가 줄고, 표정이 무표정해지며, 외부 자극에 거의 반응하지 않는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태는 단순한 치매 증상이 아니라, 정서적 위축 또는 우울증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가족의 방문이 줄어들거나, 의사소통이 단절되면 환자는 극심한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를 방치하면 전반적인 활력과 생리적 기능마저 위축될 수 있으므로, 작은 접촉과 감정 교류라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3. 신체 변화별 맞춤 관리 방법

치매 환자가 와상 상태가 되면, 신체 변화는 '불편함'의 차원을 넘어 심각한 건강 문제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각 변화에 맞는 세심한 관리를 통해 증상을 늦추거나 완화할 수 있죠. 실제 간병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실전 중심의 관리법을 소개합니다.

 

욕창 예방 및 치료

욕창은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욕창이 생기고 나면 치료가 오래 걸리고, 환자에게 극심한 통증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므로 초기부터 예방 중심의 간병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 2시간마다 체위 변경은 기본이며, 엉덩이와 등처럼 압박이 집중되는 부위에 에어 매트리스, 욕창 방지 쿠션 등을 적극 활용하세요.
  • 피부를 매일 살펴보고 붉은 자국이 보이면 즉시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 미지근한 물로 부드럽게 닦고, 보습제를 발라 피부 장벽을 유지하는 것도 필수입니다.

작은 징후라도 무심코 넘기지 마세요.

 

근육·관절 유지

움직일 수 없다고 운동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수동적 관절 운동(ROM 운동)을 통해 굳지 않게,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죠.

 

  • 하루 1~2회씩 규칙적으로 손, 팔, 다리 관절을 부드럽게 펴고 접어주는 것만으로도 관절 구축과 근육 위축을 상당히 늦출 수 있습니다.
  • 가능하다면 주기적으로 휠체어에 앉히는 연습도 권장됩니다. 앉아 있는 시간은 척추와 체형의 균형을 도와주며, 욕창 예방과 호흡기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 물리치료사와 상의하여 가정 내 운동 프로그램을 구성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호흡기 질환 예방

폐렴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세 조절과 분비물 관리입니다.

  • 하루에도 몇 번씩 상체를 세워주는 것만으로도 폐의 확장과 가래 배출에 큰 도움이 됩니다.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이라도 가능하면 45도 이상 상체를 세워주는 자세를 자주 유지하세요.
  • 가래가 생기면 곧바로 흡입하거나, 진동 마사지기로 진동을 주어 가래 배출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환자가 기침을 유도하지 못할 경우, 전문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특히 흡입기를 사용할 때는 의료진과 상담해 적절한 사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뇨·배변 관리

치매 환자가 와상 상태가 되면 생기는 5가지 신체 변화와 관리법

와상 치매 환자는 스스로 배변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근에 힘을 줄 수 없어 배에 압력이 생기지 않고, 활동량이 거의 없어 장의 연동 운동도 저하되기 때문이죠. 이로 인해 심한 변비가 생기고, 장시간 변이 쌓이면 고통은 물론 심한 경우 장폐색까지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대응방법

  • 하루 일과표를 만들어 패턴을 파악하고, 적절한 시점에 화장실에 유도하면 자발적 배변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 하루 수분 섭취량을 1.2L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함께 제공하면 변비도 완화됩니다.
  • 위생적으로는 하루 2~3회 이상 기저귀 교체, 회음부 클렌징과 보습제 사용이 필수입니다.

 

관장과 주의사항

관장은 직장에 직접 자극을 줘서 배변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가정에서도 상대적으로 쉽게 시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반복 사용 시 직장 기능이 더 약화될 수 있습니다.


보통 2~3일 이상 배변이 없고 복부 팽만, 불쾌감,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이 동반되면 관장을 고려해 봅니다. 그런데도 관장으로도 배변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심각한 장 기능 저하나 장폐색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변비를 판단하는 기준은 개인의 배변 패턴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와상 치매 환자처럼 스스로 상태를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날짜보다도 복부 팽만, 식욕 저하, 구토 등의 동반 증상 유무가 훨씬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자발적 배변이 되지 않을 때의 단계별 대응법

  1. 복부 관찰 및 촉진
    배가 심하게 팽창해 있고, 만졌을 때 단단하거나 통증을 느끼는 경우, 단순한 변비가 아니라 장 기능 저하 또는 위급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2. 복부 X선 또는 CT 촬영이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이동
    장폐색(장막힘)이 의심되면 즉시 병원에서 영상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때 복부에서 ‘물 흐르는 듯한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경우, 장운동이 멈췄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3. 수액 및 전문적 처치 필요
    장 기능이 극도로 저하된 상태에서는 경구 약물이나 관장으로는 전혀 효과가 없습니다. 이 경우, 수액 공급, 정맥을 통한 영양 공급, 또는 의료진에 의한 인공 배변 유도(직장 세척, 비위관 삽입 등)가 필요합니다.
  4. 만성 상태일 경우, 정기적인 배변 스케줄 설정
    평소에도 자발적 배변이 어려운 환자는 보호자와 의료진이 함께 정한 배변 시간 루틴을 기반으로 정기적인 완하제 투여나 관장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장 기능이 더 악화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정서적 안정

신체는 돌보면서 정서적인 부분은 종종 소홀히 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감정은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말이 없다고 해서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죠.

 

  • 매일 아침마다 손을 꼭 잡고 인사하기, 좋아하는 음악 틀어주기, 향기를 맡게 해주는 것 등 작은 자극들이 정서적 연결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 가족사진을 보여주며 ‘이 사람 기억나?’라고 물어보거나, 일상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대답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자극을 반복적으로 주는 것이며, 그것이 환자의 뇌를 깨우는 힘이 됩니다.

 
 

4. 가족 보호자가 꼭 알아야 할 실전 간병 팁

돌봄은 단순한 ‘일’이 아니라, 감정과 체력, 시간이 모두 투입되는 긴 여정입니다. 특히 와상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일은 예상치 못한 변수와 반복되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혼자만의 방식으로 대응하려 하면 금세 탈진하게 됩니다. 아래는 실제 보호자들이 효과를 본 실전 팁입니다.

 

첫째, 간병 일지를 기록하세요. 식사 시간, 배변, 약 복용, 피부 상태 등을 매일 기록하면 환자의 패턴을 파악하기 쉬워집니다. 갑작스러운 이상 징후도 빠르게 인지할 수 있어 의료진에게 설명할 때도 도움이 됩니다.

 

둘째, 일과표를 만들고 생활 루틴을 고정하세요. 매일 같은 시간에 식사하고, 씻고, 체위 변경을 하면 환자는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낍니다. 치매 환자에게 ‘예측 가능한 하루’는 큰 도움이 됩니다.

 

셋째, 혼자 다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동네 보건소, 장기요양등급제, 주간보호센터 등 다양한 공적 자원을 활용하면 부담이 훨씬 줄어듭니다. ‘나는 간병인이 아니라 가족이다’라는 생각을 잊지 마세요.

 
 

5. 전문 요양 시설과의 연계는 언제 고려해야 할까?

간병이 어려워질수록 “언제쯤 요양병원에 모셔야 할까?”라는 고민이 깊어집니다. 많은 가족들이 죄책감 때문에 망설이지만, 전문적인 케어가 필요한 시점을 인지하고 적절한 결정을 내리는 것 또한 보호자의 역할입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요양병원이나 시설과의 연계를 고려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 욕창, 폐렴 등 의료적 처치가 반복적으로 필요할 때
  • 가족 간병인이 번아웃 상태에 이르렀을 때
  • 환자가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상태이나 보호자의 생활 여건이 힘들 때
  •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어 응급 상황이 자주 발생할 때

 

 

요양병원뿐 아니라 장기요양보험, 방문요양, 데이케어센터 등 다양한 중간 단계의 자원도 존재하니, 지역 복지사나 간호사와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설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돌봄의 방법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와상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일은 고되고 지치는 일입니다. 육체적으로 힘들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무력함, 죄책감, 외로움이 밀려옵니다. 때로는 ‘나는 잘하고 있는 걸까?’ 하는 자책에 빠지기도 하죠. 하지만 그 질문을 던지는 바로 그 마음이, 이미 충분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치매는 우리 가족의 시간과 마음을 시험하지만, 사랑은 그 모든 것을 견디게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보호자도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스스로를 돌보지 않으면 돌봄도 오래 지속될 수 없습니다. 필요할 땐 도움을 요청하고, 울고, 쉬어가도 됩니다. 이 글을 통해 돌봄의 방향을 찾고,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우리가 함께 걷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