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

치매 환자, 양치·목욕도 거부하고 화내요: 가족을 위한 대처법 정리

by whisperlight 2025. 4. 10.

치매 환자가 병원 가기를 거부하거나, 양치나 목욕처럼 일상적인 활동조차 하지 않으려고 할 때, 가족들은 당혹감과 어려움을 느낍니다. 이 글에서는 치매로 인해 생기는 고집스러운 반응과 거부하는 행동이 왜 생기는지, 뇌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알아보고, 가족들이 실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처 방법을 안내합니다.

 

목차

  1. 치매 환자가 점점 말을 듣지 않아요, 왜 이런 변화가 생길까요?
  2. 양치, 목욕도 거부하고 화내요: 위생 문제와 현실적인 대처
  3. 병원, 치매센터에 가기를 싫어해요: 외출 거부 대처법과 실패 시 방법
  4. 감정 폭발과 폭력적 행동, 가족의 심리적 대처법

 

1. 치매 환자가 점점 말을 듣지 않아요. 왜 이런 변화가 생길까요?

치매 환자가 어느 순간부터 가족의 말을 잘 듣지 않거나, 평소와 다르게 고집을 부리며 반항적인 태도를 보일 때, 보호자들은 당혹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히 성격이 변했다기보다는, 이는 뇌 기능 저하로 인해 발생하는 인지 기능과 감정 조절 능력의 문제로 이해해야 합니다.

 

치매가 진행되면 특히 전두엽과 측두엽 같은 영역의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전두엽은 감정 조절, 판단력, 충동 억제를 담당하는데, 이 부분이 손상되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말이나 행동을 위협으로 받아들여 화를 내거나 저항하게 됩니다. 환자는 자신이 왜 화가 나는지조차 설명하지 못할 수 있고, 감정이 올라오는 이유를 모른 채 격해지기도 합니다. 이처럼 치매로 인한 행동 변화는 단순한 고집이 아닌, 신경학적 뇌의 기능 저하로 인한 반응입니다.

치매 환자에게 자주 나타나는 거부 반응

치매 환자는 일상생활에서 거부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주 나타나는 거부 반응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목욕이나 양치 등 위생과 직결된 일상 생활을 혼자 해결하지 못해서 도와주려 할 때 하지 않으려고 함
  • 옷을 갈아입는 것을 싫어하거나,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도 힘들어함
  • 식사를 거부하거나, 좋아하던 음식조차 먹지 않으려 함
  • 병원, 복지관, 치매센터 등 외출이나 진료를 강하게 거부
  • 말을 걸거나 질문하면 짜증을 내고, 때로는 폭언이나 물건 던지기 같은 공격적인 행동을 보임

이러한 행동은 대부분 치매 환자가 두렵거나 불편하다고 느낄 때, 혹은 자신의 생활이 통제당한다고 느낄 때 나타납니다. 특히 낯선 환경, 새로운 사람, 복잡한 설명은 환자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며 거부 반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보호자가 아무리 좋은 의도로 행동해도 환자는 이를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 가족 입장에서는 인내와 요령이 필요합니다.

 

2. 양치, 목욕도 거부하고 화내요: 위생 문제와 현실적인 대처

치매 환자가 목욕, 양치, 세안, 머리 감기 등 기본적인 위생 생활을 거부하는 사례는 매우 흔합니다. 이는 물을 무서워하거나, 다른 사람이 목욕을 도와주는 과정이 수치스럽게 느껴지거나, 자신의 몸이 더럽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등 현실을 인식하는 것에 왜곡이 동반되어 설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보호자들이 흔히 시도할 수 있는 대처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오늘 스파 데이예요~” 같이 기분 좋은 이름으로 목욕을 유도하기
  • 따뜻한 물과 좋아하는 음악을 활용하여 편안한 분위기 조성
  • 손잡이를 잡게 하거나, 거울을 함께 보며 양치를 유도하는 동반 행동
  • 거부 반응을 줄이기 위해 짧고 부드러운 문장으로 설명하기

하지만, 이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환자가 강하게 화를 내거나 폭력적으로 반응할 경우 억지로 시도하면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위생 문제를 방치했을 때 생기는 건강 문제

치매 환자가 양치를 하지 않으면 충치, 잇몸 염증, 구내염이 생기기 쉽고, 세균이 폐로 넘어가면 흡인성 폐렴으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목욕을 거부하면 땀과 노폐물이 쌓여 피부염이나 욕창이 생기기 쉬우며, 이는 전체적인 건강 상태를 빠르게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보호자가 취할 수 있는 추가 대처법

  • 전문 요양보호사 또는 방문간호 서비스를 활용
    (치매안심센터, 장기요양보험으로 지원 가능)
  • 전동 칫솔, 미스트형 클렌저, 물 없이 사용 가능한 위생용품 사용
  • 혼자보다 제3자가 설득했을 때 더 수월한 경우 많음
    → 요양보호사, 간호사 등 비가족이 오히려 권위자로 받아들여져 거부가 덜함

 

3. 병원, 치매센터에 가기를 싫어해요: 외출 거부 대처법과 실패 시 방법

 

치매 환자, 양치·목욕도 거부하고 화내요: 가족을 위한 대처법 정리

 

“병원은 무조건 안 가!”, “치매 센터는 치매 환자나 가는 곳이지, 나는 아니야!”

치매 환자들이 진료나 검사를 거부하는 이유는 단순히 ‘가기가 귀찮아서’가 아니라, 불안, 낯선 공간에 대한 두려움, 자신이 환자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싫은 감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는 다음과 같은 접근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내가 같이 가줘야 하는데 같이 좀 가줘요.” → 도움을 요청하는 형식
  • “잠깐 산책 겸 다녀오자”, “요즘 그곳에 간식 잘 준대~” → 가볍고 긍정적인 유도
  • 미리 약속하지 않기 → 갑작스러운 일정이 오히려 긴장을 덜 수 있음

그런데, 이것도 안 통할 땐?

정말 말 그대로 어떻게 해도 가지 않으려고 한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 치매 전담형 택시 서비스, 치매 돌봄 이동 서비스(지자체 제공) 활용
  • 의료진의 가정 방문 서비스 요청 (지역 보건소, 방문진료 신청 가능)
  • 치매안심센터나 노인복지관과 협업하여 '놀이활동' 참여 유도 후 자연스럽게 진료 연결

이런 서비스는 치매 진단을 받은 후, 일정 기준에 따라 등급이 부여된 경우 이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장기요양보험 등급을 신청하거나, 치매안심센터의 치매 등록 절차를 통해 이용 자격이 정해지며, 일부는 소득 조건 또는 거주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등급과 서비스 이용, 이렇게 시작하세요

  1. 가까운 병원이나 정신건강의학과, 신경과 등에서 치매 진단받기
  2. 치매안심센터 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장기요양보험 등급 신청 (전화, 방문 모두 가능)
  3. 의료적 판단 및 방문 조사 후 1~5등급 또는 인지지원등급 판정
  4. 등급 확정 후 택시 지원, 방문요양, 방문진료 등 공공서비스 이용 가능

만약 등급 신청이 어렵거나 시간이 걸린다면, 지역 치매안심센터에 먼저 상담을 요청해 보세요. 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단기적인 상담과 연계 프로그램, 가족 교육 등은 무료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혼자 고민하지 말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4. 감정 폭발과 폭력적 행동, 가족의 심리적 대처법

“왜 화를 내는지 모르겠어요…”
“물건을 던지거나, 때리려고 할 때 너무 무서워요…”

치매 환자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면 가족들은 당황하고 깊은 상처를 받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환자가 자극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두려움과 혼란을 공격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런 행동이 보일 때 이렇게 해보세요

  • 정면에서 마주 보며 지시하지 마세요
    환자에게 정면으로 다가가 눈을 똑바로 마주치며 말을 하면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옆에 앉거나 시선을 맞추지 않고, 부드러운 말투로 자연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 갑작스러운 신체 접촉은 피하세요
    환자의 팔을 끌거나 몸을 밀면 당황하고 놀라며 더 강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먼저 말로 충분히 설명하고, 눈빛과 목소리로 안심시켜 주세요.
  • 폭발 기미가 보이면 잠시 거리를 두세요
    감정이 격해질 때는 말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잠시 자리를 피하고 조용히 거리를 두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입니다.
    환자에게도 스스로 진정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 주변 자극을 줄여주세요
    소음, 강한 조명, 낯선 사람 등은 불안을 높일 수 있습니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환경이 치매 환자에게는 가장 안전한 공간입니다.
  • 뇌의 전두엽이나 편도체 기능이 저하되면 충동 조절이 어려워지고,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던 말이나 행동에도 과도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감정 폭발이 의도적인 공격이나 악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환자 스스로도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꼭 기억하세요: 치매 환자는 ‘금방 잊어버립니다’

많은 보호자들이 말합니다. “아까는 그렇게 화를 내더니, 지금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웃네요.”
맞습니다. 치매 환자들은 감정의 폭발이 지난 뒤, 그 상황을 잊어버리고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방금 전까지 욕설을 하던 사람이, 몇 분 뒤에 “밥 먹었어?”라고 다정하게 말하기도 하죠. 이러한 치매의 특성은 보호자에게 혼란과 감정의 상처를 줄 수 있지만, 반대로 보면 감정을 오래 품지 않아도 되는 하나의 위로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환자는 기억하지 못해도, 보호자는 기억합니다. 그러나 그 감정에 끌려 치매 환자를 대하기보다는, 잠시 시간이 지난 후 “새로운 그 순간”에 집중하고 다시 편안한 관계를 이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상처받은 감정을 끌고 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매 순간 환자의 뇌 상태와 반응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치매 환자의 거부 행동이나 감정 폭발은 단순히 고집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혼란스러운 뇌 속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세상에 반응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보호자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에 환자의 감정은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완벽하게 대응하려 애쓰기보다, 그저 오늘 하루 무사히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때로는 한 발 물러서고, 때로는 다정한 말 한마디가 가장 큰 돌봄이 될 수 있습니다. 매 순간 지치지 않도록, 나 자신도 함께 돌보는 것을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