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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치매인가요? 파킨슨병인가요? 증상으로 알아보는 두 질환의 구분법

by whisperlight 2025. 4. 7.

목차

  1. 파킨슨병과 치매, 왜 함께 언급될까?
  2. 두 질병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무엇일까?
  3. 파킨슨병이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
  4. 파킨슨병 치매(PDD)의 증상과 가족이 알아야 할 구분 포인트
  5. 파킨슨병 치매 진단 후, 치료와 가족을 위한 가이드

 

자꾸 잊어버리고, 말도 느려지고, 걸음걸이까지 변한다면… 이게 단순한 노화 현상일까요? 아니면 치매? 혹은 파킨슨병일까요? 많은 보호자들이 처음엔 파킨슨병과 치매를 따로따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두 질병이 함께 나타나거나, 연결되어 발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파킨슨병 환자의 30~80%가 후기에는 치매 증상을 겪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이 글에서는 파킨슨병이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와 그 연관성, 그리고 가족이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 구분 포인트를 쉽고 명확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치매인가요? 파킨슨병인가요? 증상으로 알아보는 두 질환의 구분법

 

1. 파킨슨병과 치매, 왜 함께 언급될까?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은 주로 운동 기능 저하로 시작되는 질환입니다. 대표적인 초기 증상으로는 손 떨림, 몸의 경직, 느린 움직임, 자세 불안정 등이 나타나며, 이로 인해 일상생활 속 간단한 활동에도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하지만 파킨슨병은 단지 운동 기능에만 국한된 병이 아닙니다. 병이 점차 진행되면서 주의력, 기억력, 판단력과 같은 인지 기능까지도 함께 약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뇌 속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치며, 감정 변화나 수면 장애, 우울감 등을 동반할 수 있어 전반적인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게 됩니다. 

 

반면 치매(dementia)는 처음부터 기억력과 판단력, 언어 능력, 시간·공간 감각 등 인지 기능의 퇴행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겉보기에는 증상 양상이 다르지만, 두 질환은 모두 뇌가 점점 손상되며 퇴화되는 공통된 경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파킨슨병과 치매는 모두 ‘신경퇴행성 질환’이라는 동일한 범주에 속하며, 결국엔 뇌 세포가 점진적으로 손상되고 기능을 잃어가는 병리 과정을 공유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이 두 질병은 각기 다른 형태로 시작되지만, 진행되는 과정에서 서로 겹치거나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항상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2. 두 질병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무엇일까?

구분 치매 파킨슨병
주요 증상 기억력 저하, 혼란, 방향 감각 상실 손 떨림, 근육 강직, 느린 움직임
원인 알츠하이머병, 루이체 치매 등 다양한 원인 도파민 부족으로 인한 뇌간 신경세포 손상
초기 특징 인지 기능 문제부터 시작 운동 기능 저하부터 시작
치매 동반 가능성 대부분 치매 자체가 병명 후기 파킨슨병 환자의 30~80%가 치매 동반

이렇게 보면, 두 질병은 시작점이 다르지만 시간이 흐르며 교차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파킨슨병이 오래 지속되면 ‘파킨슨병 치매(Parkinson’s disease dementia, PDD)’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3. 파킨슨병이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

많은 분들이 파킨슨병을 주로 손 떨림이나 느린 움직임 같은 운동 증상 중심의 질환으로 알고 계십니다. 하지만 파킨슨병은 단지 몸의 움직임만 영향을 받는 질병이 아닙니다. 병이 진행될수록 주의력, 기억력, 감정 조절 능력, 수면의 질뇌 전반의 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며, 이로 인해 인지 기능에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는 ‘루이소체(Levy body)’라는 비정상 단백질이 점차 쌓이게 되는데, 이 단백질이 기억력과 판단력을 담당하는 뇌 부위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면 치매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병이 오래되어 생기는 변화가 아니라, 질병 자체의 특성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진행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음과 같은 복합적인 요인들이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치매가 발생할 위험을 높입니다.

  • 고령 (65세 이상일수록 치매 동반 확률 ↑)
  • 파킨슨병 진단 후 10년 이상 경과
  • 복합적인 약물 복용
  • 우울증 및 수면 장애 병력

 

4. 파킨슨병 치매(PDD)의 증상과 가족이 알아야 할 구분 포인트

PDD,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어떻게 다를까?

파킨슨병 치매(Parkinson’s disease dementia, PDD)는 알츠하이머형 치매와는 증상의 양상에서 다소 차이를 보입니다. 두 질환 모두 인지 기능이 점차 약화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PDD는 파킨슨병의 운동 증상과 인지 저하가 함께 나타나는 복합적 양상을 띠며, 특히 인지 기능의 저하가 비교적 늦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는 쉽게 간과되기 쉽습니다. 또한 PDD는 인지 변화 외에도 환시, 느린 사고 처리, 시공간 혼란특이 증상이 동반되며,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치매라고 보기보다는 파킨슨병의 진행에 따른 복합 증상으로 오해받기 쉽습니다.

가족이 쉽게 놓치는 인지 변화 신호

많은 보호자들은 환자의 기억력이나 판단력 변화가 눈에 띄기 시작해도 “몸이 불편하니까 피곤해서 그렇겠지”, “원래 파킨슨병이 그런 거니까…”라는 생각으로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인지 변화가 치매(PDD)로 전환되는 초기 신호일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운동 증상이 심해진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진단과 치료 개입이 늦어져 삶의 질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습니다.

대표 증상들 – 이런 변화가 보이면 조기 진단 필요

다음과 같은 증상은 단순한 파킨슨병 진행이 아닌, 치매로의 전환을 의심해봐야 하는 주요 징후입니다.

  • 주의력 저하: 대화 중 집중하지 못하고,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반응 속도도 늦어지며 주변 자극에 둔감해집니다.
  • 시공간 감각 저하: 집 안에서도 방향을 잃거나, 자주 다니던 길에서도 길을 잃는 등 혼란스러워하는 행동이 관찰됩니다.
  • 환시(환각):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나 사물을 실제처럼 인식하고, 때론 그로 인해 불안이나 공포를 호소하기도 합니다.
  • 느린 사고 처리: 질문에 대한 답변이 매우 느리며, 말이 자주 끊기고 맥락이 없는 이야기를 반복하기도 합니다.
  • 의사소통의 어려움: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말을 멈추거나, 같은 문장을 반복하는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약물 부작용? 치매 증상? 감별이 필요한 이유

PDD의 증상 중 일부는 파킨슨병 치료 약물의 부작용과 유사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환시나 방향 감각 저하, 혼란 증상 등은 도파민 관련 약물의 영향으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생겼을 경우, 단순히 "약이 안 맞나?" 하고 추측하기보다는 전문의의 정확한 감별 진단을 통해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고, 필요하다면 약물 조절이나 치매 치료 병행이 필요합니다.

보호자가 꼭 기억해야 할 조기 대응 팁

  • 인지 변화가 느껴진다면 즉시 병원 진료를 받기
  • 치매 전문 클리닉 또는 신경과에서 정밀 평가 진행
  • 환시, 혼란, 방향 감각 상실 등은 단순히 지나치지 않기
  • 기록을 남기고 일상에서의 변화를 관찰하기

 

5. 파킨슨병 치매 진단 후, 치료와 가족을 위한 가이드

파킨슨병 치매 진단 후, 치료 방법 변화

치료 전략이 ‘운동 중심’에서 ‘인지 중심 + 다중 증상 관리’로 전환

기존의 파킨슨병 치료는 도파민 보충을 통한 운동 기능 개선이 핵심입니다. 하지만 치매(PDD)가 동반되면, 단순히 운동 증상만 다루는 걸로는 부족해집니다. 이때부터는 인지 기능 저하, 환각, 감정 변화 등 다양한 증상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복합적 치료’가 필요해집니다.

약물 치료가 달라진다: 인지 기능 보존 약물이 추가됨

PDD로 진단되면, 기존 파킨슨병 약물 외에 치매에 사용되는 약물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목적 대표 약물설명
인지 기능 개선 도네페질(Aricept), 리바스티그민(Exelon) 등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에도 쓰이는 콜린에스터라제 억제제
기억력 및 집중력 저하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
행동 문제 조절 퀘티아핀(저용량), 멜라토닌 등 환시, 불안, 수면장애 등에 사용
도파민계 약물과 충돌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처방

❗ 단, 파킨슨병 환자는 일부 항정신병 약물에 민감하므로, 일반 치매 환자와는 다르게 약물 선택이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인지 저하의 속도를 ‘늦추는 것’은 가능, ‘완전히 막는 것’은 어려움

현재 의학적으로는 치매(PDD 포함)의 진행을 완전히 멈추는 치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조기 진단 후 치료를 시작하면 다음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 기억력 및 사고력 저하의 속도 완만하게 조절
  • 환시, 착각, 수면장애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증상 완화
  • 보호자와 환자가 예방적 돌봄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시간 확보

진단을 통해 얻게 되는 비약물적 이점

단순히 진단을 받는 것만으로도 보호자와 환자 모두에게 심리적, 실질적 준비 시간이 생깁니다.

  • 돌봄 방향을 ‘운동 중심’에서 ‘인지 및 정서 중심’으로 전환
  • 인지 훈련, 환경 조절, 심리적 지지 체계 마련
  • 미래를 위한 재정적, 법적 계획 수립(예: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요양보험 신청 등)
  • 가족 내 돌봄 역할 분담 및 지원 체계 구축

파킨슨병 치매 가족을 위한 가이드

파킨슨병 치매(PDD)는 약물 치료만으로는 완전히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비약물적 접근이 함께 병행되어야 합니다.
특히 가족과의 관계, 일상의 자극, 정서적 안정은 인지 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도움 활동

  • 회상치료: 옛 사진 보기, 함께 앨범 정리하기, 추억의 노래 듣기 등은 기억 자극과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됩니다.
  • 인지훈련 활동: 간단한 퍼즐, 색칠하기, 숫자 맞추기, 단어 맞추기 등의 활동은 뇌의 다양한 영역을 자극해 줍니다.
  • 운동 요법: 가벼운 스트레칭, 산책, 손 운동 등은 기분 조절, 수면의 질 개선, 낙상 예방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 일관된 루틴 제공: 매일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고, 자고, 활동하는 습관은 혼란을 줄이고 방향 감각 유지에 도움을 줍니다.

가족이 도와줄 수 있는 마음가짐과 실천

가장 중요한 건, “치매로 변했다”는 사실 자체에만 집중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전과 달라진 부모님의 모습에 당황하거나 실망하기보다, 그들이 혼란을 겪는 중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감정을 함께 나누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 ‘정답’을 요구하지 않기: 대화 중 실수하거나 반복하더라도 정정하지 않고 함께 웃으며 넘기기
  • 감정에 공감하기: 논리보다 감정에 귀 기울이기. "왜 그런 말을 하지?"보다 "무슨 감정을 느끼셨을까?"로 바라보기
  • 지나친 자극 피하기: 큰 소리, 복잡한 환경, 빠른 말투 등은 혼란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부드럽고 천천히 대응하기

가족이 실질적으로 준비할 것들

  • 요양 등급 신청 및 돌봄 서비스 활용: 장기요양보험 등 사회적 자원을 미리 확보해 두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 재정·법률적 준비: 금융 대리, 후견인 제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의 정리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 돌봄 분담 계획 수립: 특정 가족 한 사람에게만 부담이 집중되지 않도록, 돌봄 역할을 나누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정서적 지원 체계 마련: 간병 스트레스는 보호자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므로, 가족 상담, 보호자 커뮤니티, 지자체 프로그램 등을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파킨슨병과 치매는 각기 다른 질병이지만, 실제로는 같은 경로에서 만나기도 하고, 하나의 질병이 다른 질병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특히 파킨슨병 환자에서 인지 기능 변화가 감지된다면, 그건 단순한 증상 악화가 아닌 ‘질병 전환의 신호’ 일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 주세요. 가족의 역할은 명확합니다. 혼동하지 않고, 놓치지 않고, 함께하는 것입니다. 이 글이 파킨슨병과 치매 사이에서 혼란스러웠던 마음에 작은 등불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