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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산길을 걷다가 비로 불어난 계곡물을 만났다.
오랜만에 듣는 물소리가 답답했던 가슴을 뻥 뚫어주는 것 같았다.
걸음을 멈추고 계곡 옆에 큰 바위 위에 앉았다.
눈을 감고 물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햇볕은 따스하고 바람은 시원한 날이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생명"의 소리였다.
살아있다는 것, 슬프고 기쁜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감각이었는지 새삼 깨달았다.
너무 아파서 힘든 것은 싫고, 슬플 때마다 우는 것에 지쳐 눈물이 나오지 않도록 애쓰고,
늘 행복하기만을 바랬고, 슬픔이나 고통 같은 감정은 외면하려 했던 것 같다.
언제부터인지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마음의 감각이 점점 무뎌지는 느낌이 들곤 했다.
워낙 들쭉날쭉한 감정에 지쳐있어서 그런지, 무뎌지는 감정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매일 기분이 나쁜 것도 아니지만, 딱히 좋은 것도 아닌 하루하루.
어느 순간부터 내 마음도, 다른 사람의 감정도 머리로는 이해되는데 가슴으로는 잘 와닿지 않았다.
한참을 물소리에 묻혀있으니, 가슴 한 구석이 촉촉이 젖어오는 것 같았다.
마치 내 마음도 물길을 따라 다시 흐르기 시작하는 듯했다.
📌 무감각증, 마음이 고장난 걸까?
감정이 무뎌질 때, 뇌는 어떤 방식으로 반응하고 있는 걸까?
👉 감정이 무뎌질 때, 우리 뇌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카테고리: 궁금증, 뇌에 묻다)
감정이 무뎌질 때, 뇌는 어떤 방식으로 반응하고 있는 걸까?
👉 감정이 무뎌질 때, 우리 뇌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카테고리: 궁금증, 뇌에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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