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궁금증, 뇌에 묻다

감정이 무뎌질 때, 우리 뇌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by whisperlight 2025. 6. 3.
반응형

무감각증, 나만 그런 걸까?

예전에는 작은 일에도 기분이 좋았고, 좋아하는 사람과 만나면 에너지가 샘솟았다. 그런데 요즘은 뭔가 다르다. 기쁘지도 않고, 그렇다고 슬프지도 않다. 그럭저럭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맞는 것 같다. 주변 사람들을 보면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그런 걸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뇌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

우리 뇌는 때때로 감정을 '의도적으로 무뎌지는 선택'을 한다

감정 피로 → 뇌의 차단 작동

계속된 스트레스, 불안, 실망 같은 감정이 반복되면, 뇌는 그 자극에 과부하를 느낀다.
이럴 때 뇌는 ‘감정 볼륨을 줄이는 방식’으로 나를 보호하려 한다.

👉🏼 감정이 사라진 게 아니라, 감정 회로에 방음벽이 생긴 것처럼 느껴진다.

신경전달물질의 변화

세로토닌, 도파민 같은 기쁨과 활력을 조절하는 물질이 줄어들면, 예전과 같은 감정을 느끼기 어려워진다.
40대 이후엔 호르몬 변화도 이런 뇌 화학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감정을 줄이는 것은 뇌의 ‘방어기제’

과거의 상처나 반복된 무력감, 외상 같은 경험이 누적되면, 뇌는 감정을 차단해서라도 나를 보호하려고 한다.

 

👉🏼 이러한 현상을 정서적 마비(emotional numbing)라고 부른다.

뇌가 쉬어야 한다는 무언의 신호일 수 있다

무기력이나 무감각이 일시적이라면, 그건 뇌가 잠시 ‘멈춤 버튼’을 누른 것일지도 모른다.
너무 많은 감정을 처리하다가,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진 것일 수도 있다.

무감각도 감정일까?

무감각도 감정으로 볼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감정의 부재를 느끼는 감정 상태이기 때문에, ‘느껴지지 않는다’는 그 자체가 ‘정서적 반응’의 한 형태이다.

 

예를 들어,

  • “아무 느낌이 없어.” → 이 말엔 사실상 허무, 탈진, 피로 같은 감정이 숨어 있다.
  •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무표정한 얼굴"도 뇌는 감정 반응 중일 수 있다. 단지 표현하지 않을 뿐.

🧠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정서적 무감각(emotional numbness)’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슬픔, 두려움, 고통 같은 감정에서 벗어나려 할 때 나타나는 심리적 방어 반응이라고 본다.

무감각은 감정이 없는 게 아니라, 감정이 ‘막혀 있는 상태’ 일뿐이다. 그 막힌 감정 속에는 오히려 더 많은 사연과 내면의 소리가 숨겨져 있을 수 있다.

감정이 무뎌진 나, 어떻게 대해야 할까?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서 잘못된 건 아니다. 
    뇌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감정의 소리를 줄이기도 한다는 사실을 되새기자.
  • ‘아무 감정이 없다’는 말 속에도 사실은 탈진, 외로움, 무력감 같은 감정이 숨어 있을 수 있다.
    감정이 사라진 게 아니라, 잠시 쉬고 있는 것일 수 있다.
  • 나 자신을 ‘왜 이러지?’라며 다그치기보다는, “지금은 그런 시기일 뿐” 이라고 인정하자.

나를 기다려주자

  • 억지로 기쁜 감정을 만들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
  • 감정을 깨우기보다, 감정이 ‘머물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회복의 시작이다.
  • 자연 속 걷기, 따뜻한 물 마시기, 글쓰기, 느린 음악 듣기 등의 자극이 적은 활동으로 뇌에 쉼을 주자.
  • 감정을 드러내도록 강요하지 않는 사람과 소통도 회복에 도움이 된다.
나를 기다려주는 시간이 지속되면, 조금씩 내 안에서 드문드문 올라오는 감정을 발견하게 된다.
아기 새가 홀로 알을 깨고 세상으로 나와야 하는 것처럼, 나에게도 자신을 기다리고 바라봐주는 시간을 허락하자.
반응형